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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10일
현재 나의 사랑하는 대한민국에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의 본질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면:
의사소통미진(miscommunication) 미숙한 협상(immature negotiation) 그리고 민중선동(demagogue/demagogy)이다. 이 논란의 핵심은 무엇인가? 유식을 가장한 위선자들이 생각없이 비난하는 것처럼 대한민국 행정수반이자 국가원수인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파동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폭풍의 눈에는 의사소통미진(Miscommunication), 알량한 행정 관리들의 태도 및 미숙(Administrative Arrogance)이 초래한 미숙한 협상(Negotiation Failure)이 있는 것이다. 보다 쉽게 정리하자면 (M+A=N) * D = Chaos (의사소통미진+행정관료의 교만함과 행정미숙=협상실패) X (민중선동) = 대혼란 참고로 이번 협상이 왜 잘못 되었는가에 대해 소위 30개월을 넘긴 소를 수입하는게 잘못되었다, OIE기준을 적용하는게 잘못되었다, 검역권 및 수출중단권 포기가 잘못되었다 등등의 논의는 (과학적이고 미시적인 접근보다는 사회현상적이고 거시적으로 본 사안에 대하여 접근하려는) 적어도 이 글에서는 별 의미가 없고 오히려 논지를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구체적인 협상 내용의 잘못된 점을 비판하기 전에 아주 쉬운 비유로 설명하자면- 시장에 물건을 사러가면 소비자는 값을 깎으려고 하고 상인은 최대한 값을 높여 부르려고 한다. 세상천지에 시장에 가서 흥정한번 해보지도 않고 그냥 부르는대로 돈주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을 숙맥이라고 하지 않는가? 동대문에서 옷을 팔 때 장사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판매가를 낮춰부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협상을 시작할 때 항상 처음 제시하는 가격(first offer)은 실제 자신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가격(final price)보다는 높게 부르는게 상식이다. 아마 이번 협상에서도 미국은 당연히 미국대로 협상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불렀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제대로 협상 한번 해보지도 않고 그대로 사온 셈이 되는 것이다. 이번 쇠고기 협상은 흡사 우루과이 라운드(1993)의 악몽이 재현된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법과대학 학부생으로서 가슴이 미어지고 안타깝기 그지 없는 부분은 능력있는 전문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점에 있다. 93, 94년도에 UR에서는 대한민국에 이렇다 할 협상 전문가도 없었고 이제 막 수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던더라 보호무역에 젖어있던 남한이었기에 자유무역 따위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바야흐로 국제적인 대규모 물류/자본/서비스 교역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마당에 자유무역은 시대적 흐름이었고 이에 대해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아있던 우리나라에서 UR에서 참패를 당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결론이었다. 그 결론의 함의는 대한민국 농가에 막대한 피해였고, 사실상 이에 대해서 지적 의식수준이나 여론이 성숙하지 않았던 남한에서는 그저 그 정도로 중대하고 거대한 국가간 모임에서 대한민국이 낄 수 있었다는 것 자체를 자축했다.(참.. 퍽도 병신 같은 일이었지만, 당시 언론과 여론은 UR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쯧쯔..) 그래도 대학교수님들이나 조금이라도 깊이 있게 UR을 관찰한 분들은 날카로운 비판을 하셨건만 조용히 묻혀갔다.-_-; 그래도 어쨌든 90년대 초 당시는 실제적으로 엄청나게 불리한 협상결과를 가지고도 대강 넘어갈 국민의식 수준이었으니까,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서 협상테이블에서 논리의 혈투를 벌일 수 있는 인재도 없었으니까 그 때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철두철미한 준비를 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리고 95년 이후 법과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들은 앞다투어 세계 명문 로스쿨에서 국제경제법을 심도있게 공부했다. 그리고 2008년에 이르러 당시 UR의 참패를 인식하고 통감했던 93~96학번이었던 대학생들과 석사과정 학생들이 이제는 세계적인 수준의 국제관계, 국제법, 국제경제법 전문가들로 대거 양성된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우수한 재원인 이들을 제대로 활용했는가.... 글쎄올시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협상 실패로 욕을 먹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쨌든 현실적으로 여론이 대통령을 엄청나게 비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 원인을 분석해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캠프데이비드 방미 일정이 아주 우연히 이번 협상과 일시가 묘하게 겹쳤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참 운이 없었다. 대통령이 협상을 하는가? 아니다. 대통령은 이렇게 세밀하고 전문적인 분야까지 직접 나서서 협상할 능력을 갖출 필요가 없다. 그런 건 협상전문관료들에게 일임할 일이다. 오히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이러한 관료들을 질타하고 격려하는 인사관리자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충분히 그러한 능력을 갖춘 인물이며 실제로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관료로 구성된 협상단이 가져온 결과는 정말이지... Re-UR 1993이었다. 대통령도 사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관료들을 물심양면으로 충분히 지원해주었을 것이고 2008, 2007년의 대한민국에는 정말 내로라 하는 국제경제법 및 협상 전문가들이 대거 양성되어 있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형편없는 협상 결과가 나온 것인가. 그 원인은 그렇게 우수한 협상전문인력과 대통령의 지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협상단, 즉 행정관료들에게 있다. 그런데 왜 그들의 실패를 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는가? 어머니가 다 장성한 아들한테 컴퓨터를 하나 사오라고 했다. 그나마 컴퓨터 같은 걸 사올 때는 자기 자신보다는 아들 세대가 더 나으니까. 게다가 컴퓨터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믿을만한 똑똑한 동네 형을 붙여줘 가면서 심부름을 시켰는데 아들이 완전 바가지를 쓰고 온 셈이다. 이런 경우에 누가 먼저 혼이 나야겠는가. 어머니한테 뭐라고 하기 전에 아들이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그런데 왜 다짜고짜 어머니에게 뭐라고 하는가? 세줄 요약: 1. 쇠고기 수입 협상=개실패 by 협상단 2. 협상단은 대통령의 지원과 세계최고수준의 전문인력의 도움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활용 못해서 실패한 것임 3. 대통령과 쇠고기 수입협상 실패랑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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